천년을 가는 우리 한지의 비밀을 밝히고,
새로운 한지의 미래를 찾아 떠난 여행!

한지, 문화 전달의 타임머신이 되다
1966년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되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본으로 밝혀진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8세기 중엽에 만들어졌습니다. 이 오래된 고문서의 발견으로 우리 민족의 뛰어난 목판 인쇄 기술이 입증되었지요. 하지만 그전에 더 놀라운 것은 천년이 넘도록 썩지 않은 종이입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유독 오래된 기록유산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2011년 현재, 아홉 종류의 기록물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올라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 아시아에서는 가장 많은 세계기록유산을 가진 나라입니다. 이런 자랑스러운 기록유산들을 가질 수 있는 것은, 한지가 조상들의 훌륭한 정신문화를 잘 보존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천년을 가는 우리 한지의 놀라운 생명력이 우리나라를 기록문화 강국으로 만든 것입니다.
《한지, 천년의 비밀을 밝혀라!》는 우리 민족의 자랑스런 문화인 한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본 책입니다. 오랜 시간 이어져 내려온 전통 한지, 역사 속에 빛나는 한지의 모습뿐 아니라, 오늘날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통해 창조적으로 계승되고 있는 오늘날의 한지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천년 한지의 놀라운 비밀을 찾아서
《한지, 천년의 비밀을 밝혀라!》에는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3145년 먼 미래에서 살고 있는 유물 관리 요원 고길동과 역사 전문 로봇인 코어, 그리고 유물 관리 팀 대장 파푸아가 그들입니다. 고길동과 코어는 파푸아의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과거를 여행하는 타임머신을 타게 됩니다. 천년 한지의 비밀을 밝히는 임무를 띠고 이곳저곳을 여행하지요. 송나라와 원나라, 몽골 제국과 일본, 그리고 신라와 조선 시대까지……. 이들의 좌충우돌 여행을 따라 가다 보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종이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한눈에 알게 됩니다.
송나라에 갔을 때는 중국 문학사에 손꼽히는 소통파가 등장하고, 몽골 제국의 카라코룸에서는 원나라와 고려의 관계가 그려집니다. 또 신라 시대에는 외국과의 무역이 번성했던 역사적 특징이 배경으로 등장하고, 조선 시대에는 세종대왕이 등장해서 그 당시 종이가 만들어지던 상황을 더 욱 생생하게 보여 줍니다. 역사 기록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이야기와 재미있는 캐릭터가 만나서 종이에 대한 지식의 폭을 넓혀 주고, 이야기에 꼭 맞춤한 정보를 읽어 가면서 한지에 대한 이해를 더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고길동과 코어가 꼭 찾고자 하는 천년 한지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그 비밀은 한지를 만드는 과정 속에 잘 녹아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한지를 만드는 곳이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천년 한지의 비밀을 밝히는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당장 이익이 되는 것, 새로운 것에 눈이 팔려 우리 조상들이 오랜 시간 지혜와 노력으로 만들어 온 전통 한지의 맥이 끊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비밀이 더 특별하고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요모조모 즐기며 한지 알기
《한지, 천년의 비밀을 밝혀라!》는《열일곱 살의 털》로 유명한 동화 작가 김해원 작가가 썼습니다. 그래서 사실적 기록을 바탕으로 꾸민 이야기가 무척이나 신선하면서 재미있습니다. 어쩌면 뻔해 보일 수 있는 타임머신을 탄 과거 여행을 고길동과 코어라는 역동적이고 따뜻한 인물들이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여기에 재미있는 그림이 더해져서 이야기가 훨씬 생생해집니다. 만화 처럼 익살스럽고 변화무쌍한 모습들을 통해서 자칫 어렵고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들을 유쾌하게 해 줍니다.
한지 전문가 김형진 교수가 들려주는 한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보게 되는 한지 갤러리에서는 전통을 지켜 온 장인들의 작품과 한지를 창의적으로 활용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장인들과 작가들이 직접 이야기한 종이에 관련한 자신의 삶과 일, 생각을 들으면서 훨씬 더 깊은 한지의 세계를 체험하게 됩니다.
마지막 장은 고문서부터 일반 생활용품까지 한지 유물을 꼼꼼히 찾아서 보여 주고, 한지를 재료나 쓰임새로 구분해서 불렀던 용어들도 알려 줍니다. 그리고 접지 형태로 들어간 만화 페이지 `화성에서 한지 만들기`를 통해서 한지를 만드는 과정을 한눈에 보여 줍니다. 한지의 가장 큰 특징과 의미는 한지를 만드는 과정 속에 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그 과정을 정리해 준 것입니다. 무겁고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이 특별한 캐릭터들의 유머와 재치로 무척 재미있게 읽는 정보 페이지가 되었습니다.

한지의 오늘을 조명하다
《한지, 천년의 비밀을 밝혀라!》에서 어린이들에게 또 한 가지 강조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오늘날 한지의 모습입니다. 책을 만들거나 문에만 바르는 줄만 알았던 한지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은 절로 자부심을 느끼게 합니다.
4대에 걸쳐 한지를 만들고 있는 ‘장지방’, 임권택 감독의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에 등장하는 한지 소품을 만든 한지 공예가 홍연화, 열두 나라 패션 디자이너들이 한지로 만든 옷과 한지의 특징을 잘 활용한 스피커. 그리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관저를 한지로 꾸미면서 세계에 한지를 알린 이야기, 지역 사회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해마다 여러 지방에서 열리는 한지 축제까지, 다양한 한지의 오늘을 담았습니다.
양지가 쓰이면서 사람들의 필요와 관심 속에서 사라졌던 한지가 여러 영역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는 사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소중한 우리 한지의 오늘과 미래가 무척이나 밝다는 걸 확인하면서 한지에 대한 흥미와 자긍심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장인의 손에서 새로움을 덧입힌 전통으로 거듭나는 한지, 예술가의 손에서 예술적이고 실용적인 작품으로 탄생하는 한지, 기술자의 손에서 어떤 재료보다 뛰어난 기능성을 발휘하는 한지, 지역사회의 중심에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는 한지 등 다양한 한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 전통 문화 한지가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서, 어린이들도 한지를 품은 새로운 미래를 꿈꾸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시리즈 소개]

우리 문화는 5천 년 역사를 이어 오며 독특한 멋과 아름다움, 인간의 삶에 이로운 가치를 간직해 왔습니다. 우리 문화에 담긴 깊은 지혜와 높은 예술혼은 세계의 여러 문화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하지만 근대 문명의 수용과 경제 발전을 이룬다는 명목 하에 우리 문화는 서서히 서양 문화에 밀려 뒷전으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우리 문화를 하찮은 것으로 여기고 서양 문화를 좇는 사회 풍조는 어린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는 어떤 의미로 다가가야 할까요? 우리 문화로 자신의 중심을 바로 세운 다음에 외국 문화를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자신감을 가지고 세계인과 동등한 관계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몇 해 전부터 세계인들은 우리 문화의 멋과 아름다움,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류는 아시아를 넘어 이제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매력 있는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뛰어난 우리 문화의 가치를 어린이들이 온전히 이어받아 창조적으로 계승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해와나무`에서는 ‘피어라 우리 문화’ 시리즈를 기획하였습니다.

‘피어라 우리 문화’ 시리즈의 특징

1.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우리 문화의 참다운 가치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어린이들이 우리 전통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동화작가가 재미있는 이야기로 들려줍니다. 또한 전문가들이 우리 문화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 어떤 활동을 펼쳐 나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해당되는 전문가들의 창조적 작품 사진들을 풍부하게 실어서 어린이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2. 우리 문화를 현대화, 세계화해 나가는 뜻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현장감 있게 보여 줍니다.
각각의 분야에서 우리의 전통 문화를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려는 노력과 결과물들을 담고자 했습니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전통문화가 단지 과거의 유물일 뿐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 아닌, 우리의 앞날을 더욱 풍요롭고 멋지게 펼쳐 줄 중요한 유산으로 알게 될 것입니다.

3. 우리 문화의 풍부함을 살려내고자, 권마다 각각의 분야에 맞게 형식을 다르게 구성합니다.
‘피어라 우리 문화’ 시리즈에서 다루고자 하는 분야는 ‘한글’, ‘한지’, ‘한복’, ‘한국 음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