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너네 엄마는 장애인
독일 생활은 즐거워
예기치 못한 사고
깨어나지 않는 엄마
병원에서의 생활
한국에서의 적응
뜻이 있는 곳에
늘 푸른 가족
뒷이야기
교통사고, 질병, 산업재해 등이 많은 사람들을 장애인으로 만들어 좌절하고 불행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사고나 장애들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나라에는 매년 30만 명의 사람들이 후천적 장애인이 되고 있습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우리 가족과 이웃에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작품에 나오는 현주네도 주변의 평범한 집과 다를 바 없는 행복한 가족이었습니다.
현주네 가족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5월입니다. 당시 이들은 비영리 공익 재단인 ‘푸르메재단’에 10억 원을 기부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이 기부한 돈이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게 된 황혜경 씨가 10년 가까이 보험 회사와의 소송 끝에 받아낸 보상금이었다는 사실입니다.
현주네 가족은 1998년 6월 영국 여행 중에 불의의 자동차 사고를 당했습니다. 부부는 크게 다쳤습니다. 특히 엄마인 황혜경 씨는 두 달 반 동안이나 혼수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다 깨어났지만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습니다.
한쪽 다리를 절단하는 끔찍한 교통사고는 현주네 가족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현주네가 그 고통을 이겨 내기 위해 얼마나 이를 악물었는지는 짐작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그들이 아픔을 이겨 내고도 넘쳐 다른 장애인들을 위해 재활 병원을 지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아내의 사고로 힘든 시간을 보낸 백경학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에게 불행이 닥치기 전까지만 해도 장애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고를 당한 직후엔 가해자를 원망하기도 했고 세상도 싫어졌습니다. 하지만 재활 병원을 세워야겠다는 목표가 생기면서 달라졌습니다. 불행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도 편해졌습니다. 반드시 재활 병원을 설립해 우리 사회와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도록 하겠습니다.”
현주네 가족처럼 장애인들은 어쩌면 자신들이 겪은 고통을 통해 더 큰 사랑을 주위에 전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 장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애를 갖게 된 이후의 삶입니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엄마가 그 아픔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가족의 사랑과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주네 가족의 이런 의지는 장애를 겪고 힘들어하는 수많은 장애인들을 위해 재활 병원을 짓겠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늘 푸른 가족’을 꿈꾸는 현주의 소망이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과 함께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