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는 엄마, 아빠 없이 외국인 선교사 메리 할머니와 살고 있다. 호아네는 동네에서 유일하게 전화가 있어서, 이웃들은 급한 용건이 있으면 호아네 집에서 전화를 빌려 쓰곤 한다. 호아도 기다리는 전화가 있다. 다리를 절뚝거리고 전국을 떠도는 동동 구리무 장수 아저씨의 전화이다. 아저씨는 종종 전화를 걸어 호아의 안부를 묻곤 한다.
어느 날 호아는 우연히 종로 우미관에서 열리는 라디오 시험방송을 듣게 된다. 선 없이 멀리 있는 소리를 전해 주는 라디오! 호아는 이 신기한 물건에 감탄하며 신기해한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동짓날이 되었다. 이 날은 동동 구리무 장수 아저씨가 호아네 집에 오기로 약속한 날이다. 호아는 아저씨 선물까지 장만해 놓고 하루 종일 아저씨를 기다린다. 하지만 늦도록 아저씨는 오지 않고, 웬일인지 일본 순사가 들이닥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