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주인공 소년은 혼자 식탁에 앉아 라면을 먹습니다. 옆에서 고양이는 하품을 하고, 나른하고도 평화로운 한낮의 풍경이 창문 너머로 보입니다. 같은 시간, 이웃집 친구는 과자를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고, 그 이웃집에 사는 친구는 똥을 누고, 그 이웃집에 사는 친구는 바이올린을 켭니다. 또 주인공 소년이 모르는 이웃마을에 사는 어떤 아이들은 그 시간에 야구를 하고, 어떤 아이는 요리를 돕습니다. 모두 평화롭고 넉넉한 일상의 모습들입니다.
같은 시간, 이제 무대는 이웃나라들로 넘어갑니다. 하지만 그곳에 사는 아이들의 모습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넉넉하지도 평화롭지도 않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바삐 달리거나, 동생을 돌보거나, 물을 긷거나, 농사일을 하거나, 빵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공부나 놀이는커녕 당장 일을 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 어려운 아이들입니다. 게다가 땅에 쓰러져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 쓰러져 있는 아이 위로 삭막한 바람이 붑니다. 바람이 불고 또 불더니 마침내 그 바람은 주인공 소년 집의 커튼을 부드럽게 흔들며 지나갑니다. 소년은 여전히 맛있게 라면을 먹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