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들만을 엄선하여 소개해 온 「네버랜드 옛이야기」 시리즈 28번 『쥐 둔갑 타령』. 대부분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쥐는 나약하고 보호해 주어야 할 대상이지만, 『쥐 둔갑 타령의 쥐는 자신을 키워 준 주인공을 오히려 곤경에 빠뜨립니다. 주인공인 서 첨지 영감이 손톱 발톱 주며 키웠는데, 어느 날 서 첨지와 똑같은 모습으로 둔갑해 사랑방을 꿰차고 진짜를 내쫓으니 말입니다. 이 이야기는 황당한 사건 자체만으로도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재미와 통쾌함을 주지요.

또한 있는 행세깨나 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서민들의 신명 난 옛이야기 한 편으로 볼 수도 있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쥐가 손톱 발톱을 먹고 사람으로 둔갑하다니,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여기서 불가능이 가능이 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함께 읽어 낸다면, 옛이야기의 풍요로움을 더욱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줄거리

옛날 서 첨지라 불리는 영감이 살았다. 어느 하루 서 첨지가 손톱 발톱을 깎는데 구석에서 쥐가 눈을 반짝이며 쳐다보는 것이다. 심심하던 차에 “옛다.”하며 손톱 발톱을 던져 주니 쥐는 그것을 날름 잘도 받아먹었다. 어느 날 서 첨지는 똥이 마려 측간에 다녀왔는데, 아뿔싸, 자기가 벗어 놓은 덧저고리와 감투를 쓴 자기랑 똑같은 놈이 방 안에서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진짜라며 옥신각신 싸우던 끝에 가족들이 나타나 진짜 가짜를 가리는데, 진짜를 가리기 위한 문제가 집 안의 농기구 수와 장독 수를 맞추는 것이니, 서 첨지는 할 말이 없고, 온 집 안을 제집인 양 다니는 가짜는 청산유수 대답한다. 이에 서 첨지는 집에서 쫓겨나 오랜 시간 방황하다가, 어느 스님의 충고대로 고양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간다. 고양이가 가짜의 목덜미를 물어 다시 쥐로 변하게 만들자, 서 첨지는 다시 사랑방을 차지하고는 남편과 아비도 몰라본 가족들에게 호통을 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