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서 첨지라 불리는 영감이 살았다. 어느 하루 서 첨지가 손톱 발톱을 깎는데 구석에서 쥐가 눈을 반짝이며 쳐다보는 것이다. 심심하던 차에 “옛다.”하며 손톱 발톱을 던져 주니 쥐는 그것을 날름 잘도 받아먹었다. 어느 날 서 첨지는 똥이 마려 측간에 다녀왔는데, 아뿔싸, 자기가 벗어 놓은 덧저고리와 감투를 쓴 자기랑 똑같은 놈이 방 안에서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진짜라며 옥신각신 싸우던 끝에 가족들이 나타나 진짜 가짜를 가리는데, 진짜를 가리기 위한 문제가 집 안의 농기구 수와 장독 수를 맞추는 것이니, 서 첨지는 할 말이 없고, 온 집 안을 제집인 양 다니는 가짜는 청산유수 대답한다. 이에 서 첨지는 집에서 쫓겨나 오랜 시간 방황하다가, 어느 스님의 충고대로 고양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간다. 고양이가 가짜의 목덜미를 물어 다시 쥐로 변하게 만들자, 서 첨지는 다시 사랑방을 차지하고는 남편과 아비도 몰라본 가족들에게 호통을 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